디스토피아가 이렇게 시적할 수 있을까? 〈클레르 옵스퀴르: 33 원정대〉 리뷰
🎮 [리뷰] 클레르 옵스퀴르: 33 원정대 – 늦게 만난 숨은 보석
"요즘 나오는 AAA 게임들, 다 똑같아 보여."
그런 생각이 들 즈음, 우연히 스팀에서 발견한 게임이 있었다.
평가는 엇갈렸지만, 뭔가 끌리는 분위기. 그렇게 시작된 33인의 여정. 결론부터 말하자면, 기대 이상으로 몰입감 있는 작품이었다.
🌒 세계관과 연출 – 감성으로 그려낸 종말의 시
“죽음을 받아들인 자만이 살아남는다.”
디스토피아 속, 인류 최후의 희망으로 불리는 전사들이 기적을 찾아 떠나는 여정.
〈클레르 옵스퀴르: 33 원정대〉는 단순한 RPG가 아니라, 문학적 서정을 품은 게임에 가깝다.
프랑스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대사,
검은 안개로 가득한 무대,
그리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적인 전개.
단순한 던전 탐험이 아닌, 한 편의 서사시를 플레이하는 경험을 안겨준다.
⚔️ 전투 시스템 – 전통의 틀 속 감각적 연출
전투는 정석적인 턴제 방식을 따른다. 하지만 카메라 워크, 슬로모션, 대사 연출이 어우러지며 전투마다 ‘감정의 강약’이 느껴진다.
특히 공격 시 나오는 글자 연출과 스킬 간 콤보 연결은
그 자체로 미니멀한 연출 예술에 가까운 수준.
각 캐릭터는 개별 스킬셋을 가지고 있으며, 조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.
다만 후반부 반복 전투의 피로감은 분명 존재한다. 서브 전투 쪽에서 패턴이 단조롭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도..
📜 스토리라인 – 시처럼 흘러가는 존재 탐색
이 게임의 내러티브는 전통적인 영웅 서사가 아니다.
각 인물들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,
그리고 ‘기적’은 정말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서정적으로 풀어낸다.
스토리의 템포는 빠르지 않다.
하지만 그만큼 대사 한 줄, 장면 하나마다 정서를 담고 있다.
몰입에 성공한다면, 이 게임은 감정적으로 ‘푹 빠져드는’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.
✅ 한눈에 보는 장점 요약
- 🎨 아트워크와 연출이 아름답다
- 🎧 음성 연기와 OST의 몰입도가 훌륭
- ⚔️ 전략성 있는 턴제 전투 시스템
- 📖 문학적인 내러티브와 감성 세계관
- 🎭 캐릭터들의 뚜렷한 개성
❌ 단점 요약
- 🔁 후반부 전투 패턴의 반복성
- 🐌 스토리 진행 속도가 느림
- 💬 일부 번역 품질의 불균형
- 📜 초반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질 수 있음
🧾 총평 – 시기를 놓친 명작, 그러나 강렬한 인상
〈클레르 옵스퀴르: 33 원정대〉는 유행에 민감한 메이저 히트작은 아니지만,
그만큼 자기만의 언어와 감정선을 가진 독립적인 존재다.
디스토피아, 감성 RPG, 턴제 전투, 철학적 서사.
이 중 하나라도 당신의 취향이라면, 이 게임은 아마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작품이 될 것이다.